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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의경제뉴스

최고 매출과 어닝쇼크를 동시에 경험한 삼성전자

by 금주의경제이슈 2023. 1. 7.

 

 

2022년 연결 영업이익 43조 3700억 작년 대비 16% 감소

2023년 1월 6일 삼성전자는 개장 직전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결과는 역대급 어닝 쇼크 였습니다.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에 발표한 영업이익은 4조 3000억 가량이었는데 이는 2014년 3분기 이후 8년 만입니다. 매출 또한 8퍼센트 이상 감소하여 매출 70조에 그쳤습니다. 기존 시장 컨센서스가 5조에서 6조 정도를 예상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더 엄청난 충격입니다. 이는 단지 한국만의 충격은 아니었습니다. CNBC와 월스트리트 저널에도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기사로 언급될 정도로 충격적인 어닝 쇼크입니다.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는것은 바로 반도체입니다. 그동안 삼성전자 전체 실적의 주요 부분은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현재 메모리 반도체 영역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삼성전자의 주가는 땅으로 꺼져 PBR이 1.1배까지 떨어지는 시기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럼 작년 한해의 삼성전자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매출 300조 돌파와 암흑기

22년 삼성전자는 매출 300조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22년 상반기에 155조가 넘는 최고 매출을 기록하였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중국 제로코로나 봉쇄 그리고 물가 상승이라는 악재에도 좋은 상반기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축제는 오래가기 어려웠습니다. 1분기와 2분기 14조 이상의 영업이익뿐 아니라 3분기 10조 8500억 원보다도 훨씬 못 미치는 4조 3000억의 영업이익은 충격적입니다. 앞으로의 전망도 좋지는 않습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떨어지면서 D램 가격은 7월 4달러대에서 12월 2달러대로 반토막 났습니다. 스마트폰과 가전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매출감소의 이중고를 겪었습니다. 그 결과는 재고 자산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3분기말 삼성전자의 디바이스 부분 재고 자산은 27조 1000억 가량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암흑기를 예상하는 시장은 올해 상반기까지 삼성전자의 고전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반도체 매출 자체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매출이 5960억 달러로 전년 전방치보다도 3.6퍼센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에 가장 중요한 반도체 부분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시장에서는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적자까지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끝없는 악재인데 시장의 반응이 좀 특이하게 나타났습니다.

 

 

오히려 시장의 기대를 받는 삼성전자

개장 전 이런 어닝쇼크를 발표하면 보통 시장은 폭락하며 우려를 나타냅니다. 그런데 이번 삼성전자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어닝쇼크 심지어 8년 만에 분기 4조 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과는 다르게 삼성전자의 주가는 +1.37퍼센트 증가하여 마감하였습니다. 심지어 매수주체는 기관과 외국인으로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확인결과 시장의 기대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감산에 있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하락에는 수요의 부진도 있지만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 감축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시장이 기대하는 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어닝쇼크와 상반기에 예상된 암흑기에 삼성전자도 결국 생산량을 감축하고 메모리 가격이 다시 올라가 침체기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메모리 반도체 사업 쪽에서 삼성전자는 주도적인 시장 지배자 위치에 있기에 신규 투자를 줄이고 감산한다면 메모리 가격 하락이 멈추고 반등하여 침체기를 빠르게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1분기에는 디바이스 부분에서 신제품 출시 효과를 기대하고 있어서 반도체 부분에서의 실적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럼 왜 하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을까요?

 

결국은 미국 금리 문제

결국은 금리입니다. 연준의 금리 정책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미국 금리는 5% 대로 유지되다가 하반기에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물론 물가라는 토끼를 잡는다는 전제하에 나오는 발언들이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하반기 연준의 금리 하락이 시작되고 경기침체를 마치고 회복으로 돌아선다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고를 비축하고 가격이 회복되면서 현재의 삼성전자보다 올해 말의 삼성전자를 높게 보고 있는듯 합니다. 

 

사실 저는 삼성전자의 대처를 예상할 수는 없습니다. 치킨게임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게 된 삼성이기에 시장의 기대와는 다르게 오히려 신규투자를 늘리고 생산량 감축이 아닌 현 상태를 유지하여 지배력을 더 공고히 하는 전략도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확실한건 미래는 예상할 수 없다지만 적어도 경기회복과 반도체의 사이클은 거의 비슷한 패턴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주축입니다. 이번 침체기에 삼성전자가 좋은 선택을 하여 한국경제에 순풍을 불러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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